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은 28일 “교육부와 기재부가 시행령을 근거로 각 시․도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상위 법률인 영유아교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법치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오전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2015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이 감소한 상황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까지 시도교육청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교육재정이 더욱 피폐해질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육감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누리과정 전면 확대를 시도교육청에 떠넘김으로써 시도교육청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상위법인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교육감들이 따를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정부가)시도교육청 예산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행정입법권이 국회입법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타 시·도교육감들도 현재 누리과정의 예산 지원과 관련해 국가와 교육청간의 다툼으로만 비쳐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을 국가예산으로 시행할 것을 2012년부터 금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교육감들은 시·도교육청의 지출 등을 줄여서 예산편성을 하고자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면서, 누리과정 등 교육복지 예산을 중앙정부가 해결할 것을 재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김승환 교육감은 이날 회의에 앞서 기존 비공개 방식에서 벗어나 회의 전부를 국민과 언론에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교육감들은 협의 끝에 최종적으로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된 부분만 공개하기로 하고 회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