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은 1일 기업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의 파견형 현장실습을 마치 싼 노동력을 받은 것처럼 여기는 세태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파견형 현장실습을 나가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학생인권과 함께 노동인권도 보호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기업들은 마치 함부로 해도 되는 싼 노동력을 받은 것처럼 여기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 학생은 근로기준법상 야간과 휴일노동 금지 대상이고,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 의해서도 야간 및 휴일 현장실습은 불가하다. 또 주 2회 이상 휴일이 보장돼 1주에 40시간을 초과해 일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학생이 많고, 휴일 근로나 하루 8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이 현장실습이라는 명목 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혹사를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면서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학생이 현장실습을 나간 기업이 근로기준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학생들이 현장으로 가기 전에 자신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나 주의 사항 등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하고, 또 교육받은 내용이 현장에서 그대로 존중되고 있는지를 불시에 확인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김 교육감은 6월 직원조회에 참석한 본청 직원들에게 함께 생각해볼 단어로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라는 라틴어를 소개했다. 우리 말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뜻의 라틴어 법격언이다.

김 교육감은 “이 말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이데올로기와는 상관없이 우리 대한민국을 포함해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적용된다. 이 말은 하나의 사회 윤리이며, 국제법의 기본원칙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지키려고 하면 처음에는 나한테 불리하고 불편하고 때로는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지만, 누구도 그 원칙에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대한민국 공직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원칙이라면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법과 원칙이 있는 만큼 나 자신에 대해 냉정해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