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30여일을 앞둔 대부분의 고3 교실은 수능을 준비하는 긴장감과 10월초부터 시작된 대학별 면접이나 논술고사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교차되고 있는 가운데. 수시 선발비율이 70%로 확대되는 등 최근 수시전형이 늘어나면서 수능 이후 수업파행의 시기가 2학기로 앞당겨지고 있다.

이처럼 수시 선발비율 확대로 인해 고3 교실은 ‘수시와 정시를 준비하는’ 한 지붕 두 가족의 형태로 2학기 고교 수업의 비정상화가 심각한 현실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크게 우려하며, 대학입시를 위한 고교 교육 의 파행과 수시가 정시를 압도하는 본말전도의 현상을 막을 특단의 입시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는 전체 대입 모집인원의 67.4%(24만 976명)를 수시전형으로 선발하며, 올해는 수시모집 인원의 85.2%를 학생부(교과·종합) 전형으로 선발한다.

수능 점수를 중심으로 가는 정시보다도 선발 인원이 두 배 정도 많다. ‘5·31 교육개혁방안’에 제시돼 지난 1998학년도부터 시작된 수시가 이제는 입시의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10년 59%에서 2011년 61.6%, 2013년 64.4%로 증가세에 있다.

수시모집의 취지는 보통 3개월여의 여유 있는 전형 일정을 확보해 학생부 기록, 심층면접 등을 통해 다양한 인재 선발이 가능하게 하자는 데 있었다. 대학도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는 수험생을 미리 선발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대학의 평가기간 확보를 위해 9월부터 대입전형이 시작되다 보니 사실상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은 파행이 될 수밖에 없고, 특히 그 비율이 70%까지 확대됨에 따라 고3 2학기 수업분위기는 더욱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다.

현장의 많은 고3 담임들은 “한 학생당 최대 6곳까지 지원하다 보니 9월 초부터 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자율학습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 대다수 고 3교실은 수업과는 무관하게 상당수 학생들이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는 현실이나, 교사들은 학생 진학과 관련된 만큼 이를 제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교과과정도 대부분의 학교들이 3학년 1학기 안에 마치고 2학기부터는 수능에 포함되는 과목은 EBS 연계교재로, 그 외 교과시간은 자율학습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2학기 중간·기말고사는 EBS 교재나 프린터로 정리해 준 요약본에서 출제해 치른다. 그것마저도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대학 다니다가도 전공이 안 맞아 혹시라도 재수를 하게 되면 2학기 성적이 들어가니 공부하라”고 설득해야 할 정도다.

특히 9월 22일, 확정 발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2021년 대입 수능에 적용되려면, 3년 예고제 정책에 따라 수능개편안의 2017년 하반기까지는 확정되어야 하며, 수능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선명하게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 입시제도의 대대적인 개편 없이는 교육과정 개편이 성공할 수 없다”는 현장교원의 증언처럼 이에 실패할 경우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현장에 정착되지 못하고 겉도는 현상이 발생할 것을 지적했다.

따라서 수시/정시 전형 비율 및 일정의((1안) 고 2학년 1학기에 국민고통기본과정을 총괄 평가하는 방안, (2안) 고3학년 8월에 시행하는 방안 등) 재검토, 수능/내신/면접 등 각각의 전형의 성격 조정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수시 전형이 대입제도의 중심이 되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즉, 3,000개 이상 종류의 비정상적 수시가 학교교육을 멍들게 만드는 양상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교총은 수능의 근본적 성격 변경 없는 부분 보완만으로는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기 어렵다고 보며, 수능을 ‘문제은행식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해 초․중․고 12년간의 총괄 진단평가로 전환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