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이 도내 초‧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 구입비를 지원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 추경에 편성키로 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14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근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양용모)로부터 제안을 받아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속에 친일인명사전 구입비를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도의회 교육위 양용모 위원장이 지난 10∼11일 열린 도교육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황호진 부교육감에게 도내 모든 학교에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촉구한 것을 비롯해 도의회 교육위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도서구입비 지원을 요구해왔다.

도교육청은 “도내 전체 769개 학교 중 259교는 이미 친일인명사전을 구입(3월1일 기준)했다”면서 “아직 구입하지 않은 학교 가운데 국립학교와 특수학교, 통합학교 등을 제외한 478교에 도서 구입비를 지원할 계획”이고 말했다.

관련 예산은 올해 1차 추경에 총 1억2906만원을 편성할 예정이며, 도의회 심의를 거쳐 예산이 확정되면 늦어도 7월에는 신청 학교에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친일인명사전 구입 여부는 전적으로 단위학교의 자율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김 교육감도 “예산이 편성되면 단위학교 신청을 받아서 신청한 학교에만 도서 구입비를 지급할 방침”이라며, “구입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당 학교에 사유를 물어본다거나 조사를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2009년 11월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은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 찬양하고 민족의 독립을 방해 혹은 지연시키며 각종 수탈행위와 강제동원에 앞장서는 등으로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한 자들의 행적이 기록돼 있다.

한편 김 교육감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감사원이 진행하고 있는 시도교육청 감사에 대해 “이번 감사의 속내는 어떻게 해서든지 무상보육 예산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누리과정은) 본질적으로 돈 문제 이전에 법률 위반의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시도교육청 관할권에 전혀 들어있지 않은 어린이집 무상보육 예산을 시도교육청에게 내라고 강제, 압박하고 있다”면서 “전북교육청은 그렇게 하지도 않겠고, 돈도 없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감사원 관계자들에게는 “학생부 관련 감사를 받았던 2012년, 당시 감사반이 굉장히 거칠게 감사를 했다.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번 감사에서는 최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