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iTV] 지난 6. 13 전국 지방선거를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각 시•도의 교육정책과 교육행정을 이끌어 갈 교육감들의 ‘취임 100일’을 맞이했습니다.

그 동안에 학교 교육과 관련해 합의가 이루어진 분야도 있지만, 쟁점이 지속돼 온 분야도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각 교육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추진해 나갈 것인지는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쿨iTV는 시•도 교육감 취임 100일, 교육 비전을 알아보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이번 특별 인터뷰를 통해서 교육감이 추진하고자 했던 교육정책 방향을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를 참조해 교육공동체 구성원인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모든 관계자들은 학교에 대한 기대와 함께 성공적인 학교 교육을 위한 각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질문 1] 먼저 교육감 ‘취임 100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시지요.

취임 후 기존사업 재검토, 3기 공약 추진계획 수립, 교육청 조직 감축과 현장지원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등 숨 가쁘게 달려온 100일이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 “공을 세우되 머물지 않는다”는 마음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의 기치를 세우고 많은 변화를 일궈온 지난 8년이었지만, 그 성과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과제를 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질문 2] 교육감께서는 우리나라의 현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진단하시는지요?

교육은 독립적인 생태계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질병인 ‘양극화’가 교육 혁신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몇몇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에 몰리는 것처럼, 청소년들은 상위 15%의 ‘인-서울’ 대학 진학에 목을 맵니다.

이러다 보니 학교는 자꾸 대입 성과 위주의 압력을 받게 되고, 미래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학생 중심의 수업·평가 혁신도 ‘과연 대입에서 도움이 될까?’,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 같은 비본질적인 질문에 주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학 서열화 및 대졸-고졸 노동시장 양극화 등이 함께 개선되어야 초·중·고등학교 영역에서 더 좋은 수업과 평가, 진로 탐색 체제가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3]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취임 100일을 통해 교육감님이 제시한 핵심적 교육방향의 취지가 잘 부합되고 있는지, 아울러 교육복지에 관한 중·고교 무상급식 및 무상교복 재원확보와 추진계획의 문제점은?

지난 9월, 강원교육 민선3기의 5대 정책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기초가 강한 교육, △미래를 여는 교실, △사람을 위한 교육행정,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모두에게 따뜻한 교육복지입니다. 압축하면, “전국 최고의 교육복지를 바탕으로 튼튼한 기초학력과 창의적인 미래학력을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방향에 대해서는 이른바 진보도, 보수도 이견이 없는 시대입니다. 다만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세부 정책을 수립하고 학교 현장의 자율성, 책임성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백년대계의 관건이 될 거라고 봅니다.

강원도는 이미 작년에 전국 최초로 중·고 무상급식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난 수 년간의 예산 절감 노력을 통해 채무 비율을 상당히 낮췄습니다. 도민들에게 그 혜택을 돌려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재원을 분담해 급식 단가 인상과 제철 과일급식, 안전한 Non-GMO 급식을 추진하겠습니다. 교복 지원 사업도 내년에 지자체마다 근거 조례를 만든 후, 내후년부터 중고교 신입생의 부담을 없애겠습니다.

[질문 4]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꿈이 있는 교실, 행복한 학교” 안심교육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불안한 학교폭력(학생·교사) 대응방안에 대한 교육감님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최근 수 년 간의 노력으로 물리적 폭력은 많이 줄었지만, 새로운 유형의 괴롭힘인 사이버 폭력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혐오 문화와 성폭력의 잠재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는 한의학의 원리처럼, 경쟁과 징벌적 지도의 학급 문화를 상호 존중의 학급공동체로 바꾸는 ‘관계중심 생활교육’을 첫 번째 대응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폭력 예방 교육을 적극 실시함은 물론입니다.

더불어 현재의 학교폭력에 대한 법령상의 대응 매뉴얼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싸움도 반드시 학폭위를 개최해야만 하고, 수시로 학부모들 사이에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는 등 학교 문화가 비교육적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갈등 중재 전문 변호사를 권역별로 채용해, 폭력사안에 대한 초기 상담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 교사의 교육적 판단으로 종결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5]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의 하나는 제4차 산업혁명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인 국가 발전으로 연계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미래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클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교육감님은 어떤 생각과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혁신학교를 나온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자존감이 높고 능동적이라는 평을 많이 받습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인공지능과 경쟁하게 될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러한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야말로 미래교육에 부합한다고 봅니다.

혁신학교를 들여다보면 교사들의 공동체 학습과 학생 중심의 수업·평가 혁신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수업 시간 중에 ‘읽고, 쓰고, 토론하며, 내 삶과 연관시켜 실천하는’ 활동이 많지요. 이게 바로 인간의 자주성을 실현시키는 진정한 미래교육입니다.

3기에서는 이러한 수업·평가 혁신을 모든 학교로 적극 확산시키겠습니다. 특히 독서토론 교육을 확대하고, 소속 학교 상관없이 지역 내 다양한 진로 선택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행복고등학교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질문 6] 교육감님의 교육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 등에게 협조 부탁하실 것이 있으면 당부의 말씀을 해 주십시오.

교육은 권위와 수직적 지시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교육에는 마음이 담겨있을 수 없고, 마음이 없는 교육은 학생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율성과 책임성의 원리로 학교가 운영될 수 있도록, 교직원들의 협력과 자기장학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교육청은 학교를 적극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학부모님들은 최근 수시/정시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주 바뀌는 교육 정책에 대해서 혼란과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힘들다는 시대지만, 자녀 교육의 가시적 성과가 불분명하다 보니 대학 진학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죠. 이해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기초학력과 입시, 직업교육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사회의 주역이 될 2030년대의 변화상을 함께 그리며, 아이들의 미래역량을 키워주는 꿈을 함께 꾸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교육감님의 교육 비전과 구체적인 교육 행정이 성공해서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