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가 내년 누리과정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고 대신 지방에 내려보내는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특별회계를 신설하기로 한 데 대해 “어떻게든 시도교육청에 무상보육료를 부담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최근 2017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안을 올해 예산 대비 11.4%(4조7000억원) 인상한 45조9000억원으로 발표하면서, 그동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들어가던 교육세를 별도로 떼내 누리과정과 초등돌봄교실 등 특정용도에만 편성하도록 5조2000억원 규모의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만 보면 교부예산이 4조7000억원 증가해 지방교육재정에 여유가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교육재정은 오히려 1조7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게 시도교육감들의 분석이다.

실제 정부는 올해 각 시도교육청이 누리예산을 편성하지 않자 지방교육채로 3조9000억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고, 국고예비비 3000억원도 지원했었다. 여기에 공무원 인건비 인상분(3.5%, 2조2000억원)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교부금은 전년 대비 1조7000억원 이상 감소하게 된다.

김 교육감은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할 수는 없다”면서 “일단 국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또한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시도교육청에 배분될 1조9000억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시도교육청에 추가로 지원해주는 예산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시도교육청이 받아야할 보통교부금을 미리 당겨서 주는 것일 뿐”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이 예산을 누리과정에 전액 편성하거나 누리과정으로 발생한 지방교육채 상환에 사용하는 데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여야가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예비비 방식으로 추가지원하기로 하면서, 이 예산을 누리과정에 쓸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우레탄 트랙 교체, 통합관사 신축, 학교 내진시설 보강 및 노후 화장실 교체 등 목적대로만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내년 초등 1, 2학년이 쓰게 될 새 수학교과서가 지금보다 더 어렵고 불친절할 것이라는 한 시민단체의 검토본 분석 결과와 관련, “우리나라에서 사교육 유발의 최대 원인제공자는 교육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교육감은 “어른들도 개념을 파악하기 힘든 ‘연결큐브’, ‘퀴즈네어 막대’, ‘우즐카드’ 등 어려운 수준의 용어 등이 새 수학교과서에 들어가 있다”면서, “이처럼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어려운 교과서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아이들을 질리게 만들어버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교육감은 “타시도에서 기간제 교사가 ‘쪼개기 계약’ 등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있는 것 같다”면서 “위법은 아니라 하더라도, 조그마한 재산상의 이익을 얻기 위해 기간제교사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교육계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