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지난 11월 15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의 출신 중․고등학교인 C고교와 S학교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감사를 통해 정유라씨의 출신 중․고등학교가 정씨에 대한 출결 관리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대회 참가 승인 등에서 정씨의 재학 기간 동안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관리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최씨가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있음도 추가로 확인했으며, 교사에 대한 폭언과 압력 행사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씨의 외압과 금품 로비와 기망에 의한 출결 관리의 부당 처리 등 전대미문의 심각한 ‘교육 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정씨에 대한 졸업 취소까지 가능한지도 검토하고 있으며, 자체 감사를 통해 밝힐 수 없는 외압과 로비의 실체 규명을 위해 최씨 및 특혜 제공자와 금품 수수 관련자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실시해온 특정감사를 통해 C고 장학과 촌지 관련 사안조사 내용의 재확인을 포함해 지금까지 언론과 국회, 시의회 등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다.

특히 2011년 C고의 체육특기학교 지정과정, 정씨의 입학경위, 승마협회 공문의 진위 여부와 제출 경위, 실제 대회 및 훈련 참가 여부, 금품 수수와 외압 등 부적절한 청탁 여부, 성적처리와 출결관리 특혜 부여 여부 등 언론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들과 추가로 접수한 제보 사항들까지 모두 점검했다.

감사 결과, 정씨가 정상 출석한 것으로 처리된 기간에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다수 있음을 확인됐다. 심지어는 국내 대회에 참가한다는 공문을 근거로 공결 처리한 기간에도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다(정씨에 대한 법무부 출입국 기간 조회).

이처럼 무단으로 결석했음에도 이를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3년 동안 최소한 37일임을 확인했으며, 고교 3학년 당시 정씨가 실제로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은 17일에 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한, 대회 출전이나 훈련 등을 이유로 출석이 인정된 날에 수행해 제출해야 하는 보충 학습 결과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런 날이 3학년에서만 141일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교육청은 또 이번 감사에서 당시 정씨를 담당했던 교과 교사들로부터 정씨에 대해서는 공문도 없이 ‘출석 인정 조퇴’를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등 출결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씨의 C고 출결 상황 처리 내역이 이번에 교육청의 감사를 통해 확인한 사실과 차이가 매우 클 뿐 아니라, 정씨가 실제로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기간조차 매우 예외적으로 출결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을 확인함에 따라, 교육청은 법률 자문 등을 거쳐 정씨의 고교 졸업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감사를 통해, C고가 정씨의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재하면서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날에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한 것으로 허위 기재한 사실을 다수 확인했고, 정씨가 해외로 출국한 기간임에도 그 시기에 승마협회에서 ‘마필 관리, 마구 관리 및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기재하는 등 정씨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조차 신뢰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정씨가 실제로는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담당 교사가 정씨의 수행평가 점수에 만점을 부여하는 등, 체육 교과 성적이 ‘학업성적 관리 규정’을 위반해 처리된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는 부당 처리된 성적을 바탕으로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에 교과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교육청은 정씨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이 과목의 성적을 모두 정정하고 교과우수상 기록 또한 삭제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2학년 1학기에는 정씨의 수행평가 만점 처리에 대한 동급 학생들의 합리적인 이의 제기가 있었음에도 담당 교사가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만점 처리한 사실도 확인했다.

C고는 또 정씨에게 2012학년도 7회, 2013학년도 6회에 걸쳐 전국대회 참가를 승인해, 학생의 대회 참가를 4회로 제한하고 있는 <학교 체육 업무 매뉴얼>의 규정을 위반했다.

이외에도 정씨가 학교장의 승인 없이 5개의 대회(2012학년도 1회. 2013학년도 4회)를 무단으로 출전한 사실도 확인됐다.

<학교 체육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규정을 위반해 참가한 대회에서 입상한 실적은 무효 처리해야 하므로, 정씨가 규정을 위반해 참가한 대회에서 입상한 실적을 근거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면, 정씨의 국가대표 선발과정에 대한 엄밀한 추가 검토도 필요하다고 서울시교육청은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감사를 통해, 정씨의 출결 상황과 관련해 공결 처리의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 등의 공문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우선 대한승마협회의 봉사활동 확인서가 허위로 작성된 점이 발견됐고, 정씨가 학교에 출석했는데도 훈련일지가 작성돼 있는 경우도 있었으며, 학교장 승인 국내대회 참가 기간에 정씨가 해외에 출국하는 등, 승마협회의 여러 공문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여러 증거들이 확인됐다.

또 정씨는 2학년 때 대회출전 횟수 제한 규정을 어기고 심지어 학교장의 승인도 없이 무단으로 대회에 출전해 총 10개의 전국대회 출전을 통해 획득한 점수를 바탕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한승마협회는 정씨가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한꺼번에 장기간 훈련 참가 요청 공문을 보냈으며, 이에 대해 학교는 정씨의 실제 훈련 참여 여부, 보충수업 실시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을 전혀 거치지 않은 채 공결로 승인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학교장의 공결 승인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공결 처리의 취소가 가능하며, 공결이 취소될 경우 정씨가 고교 졸업에 필요한 수업일수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므로, 서울시교육청은 이 점에 대해서도 면밀한 법리적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이번 감사를 통해 최씨가 교원에게 금품(돈봉투)을 증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초 지난 10월 25~26일 진행한 장학 과정에서는 최씨가 교원에게 금품 증여를 3차례 시도했으며, 해당 교원들이 이를 모두 거절했다는 진술만이 있었으나, 이번 감사에서는 한 교사로부터 다른 교사 1명이 최씨로부터 3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당사자도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교육청은 금품 수수 관련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최씨는 이밖에도 최소한 2차례 더 교원에게 금품 증여를 시도했고, 1년에 3~4회 꼴로 과일 등 다과를 체육부 교무실에 제공했으며, 정씨의 학급에도 과일 등 다과를 제공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에서 최씨가 당시 자신의 배우자(정윤회씨)를 거론하며 교사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했다.

2013년 5월경 최씨는 정씨에 대해 대회 참가 4회 제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려고 한 담당 교사를 찾아가, 당시 이 교사가 수업 중이었음에도 학생들 앞에서 교사에게 폭언을 퍼부어 수업을 중단시켰고, 이후 동료 교원들 앞에서 30분이 넘도록 폭언과 협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 뒤 최씨는 다른 교사에게 “애 아빠(정윤회씨를 지칭)가 이 교사(체육 담당 교사)를 가만히 안 둔다.”고 얘기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런 진술은 최씨가 학교에 대해 어떤 외압과 농단을 자행했는지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시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음에도 결국 규정과 담당교사의 의견에 반해 정씨가 대회에 4회를 초과해 참가하는 것이 승인됐다.

공론화하는 과정 없이 학교장이 단독으로 이를 결정했음도 확인됐다. 당시 체육특기학교 신청 절차에 대해 안내한 서울시교육청 강남교육지원청의 공문은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정씨가 나온 S예술학교(중학교 과정에 해당)에서도 정씨가 학교장 승인 없이 무단으로 승마대회에 출전했거나, 해외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출석한 것으로 처리한 날짜가 10일임을 이번 감사에서 확인했다.

또 학교장 결재 없이 정씨에 대해 공결 처리하거나, 정씨의 ‘현장 체험학습’에 대해서도 보고서 없이 부당하게 출석으로 인정 처리한 사실 등도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의 출신학교들에 대한 감사 결과, 정씨에 대해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학사관리와 성적관리 상의 특혜가 베풀어졌음을 광범위하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배후에는 최씨의 금품 증여와 외압이 강력하게 작용했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최씨에 의한 ‘교육 농단’으로 규정하고, 비정상적인 ‘교육 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정씨 졸업 취소에 대한 법리적 검토와 확인된 비위 사실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포함한 모든 조처를 취할 계획이다.

또 금품 증여자인 최씨와 확인된 금품 수수 연루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특히 이번 사건을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 출결 관리 등 공정하고 엄격한 학사 관리, 체육 특기자의 학습권 보장과 합리적인 대회 참여 보장 등에 관한 제도 개선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추가 제보와 새롭게 제기되는 모든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해 확인된 사실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