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1일, 권익위, 법무부, 법제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혁신처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4차 관계부처 합동 해석지원 TF를 열어 학생들이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최종 유권 해석을 내렸다고 보도됐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학교현장의 실정을 도외시한 채, 60여 년간 이어져온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전통을 과도한 법령 해석에만 몰두한 경직된 결정이자, 법적 잣대로만 현실을 재단한 안타까운 결정으로 강력히 성토하며 즉각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제자가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하는 모습의 상징인 ‘카네이션’은 사회적 비판과 척결 대상인 부정부패나 청탁의 행위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사제 간 존경과 신뢰라는 사회상규와 미풍양속을 외면한 경직된 해석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가 스승에게 제자가 꽃 한 송이 줬다고 죄가 되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교총은 이번 유권해석 결과가 단순히 카네이션을 받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정서 속에 뿌리내린 아름다운 전통이 사라지게 함으로써 사제지간의 정(情), 신뢰, 존중, 감사의 교직문화를 잃게 될 것을 우려했다.

동시에 교원들의 자긍심, 자존감을 잃어 교육력 저하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로 인해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유권 해석을 함에 있어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청탁금지법’ 시행이후 실시한 교사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교총이 지난 지난달 7일(금)~11일(화)간 김영란법 시행 관련 유‧초‧중‧고 교사 설문조사 결과(95%신뢰수준에 ±1.49%) 응답 교사의 76.7%(632명)가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 송이를 제자가 교사에게 전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인데 해석이 너무 과도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그간 스승의 날 카네이션과 관련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오락가락한 해석 및 경직된 해석은 오히려 청탁금지법의 신뢰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청탁금지법’ 취지에 부합하게 금품수수나 부정 청탁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카네이션 한 송이 전달 등에 대해서는 국민과 학교현장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여중‧고에서 병환 중에 계신 선생님 위문과 퇴직하신 스승님의 위로활동에서 시작돼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교육문화로, 사제지간의 정(情)마저도 삼켜버린 안타까운 결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재차 강조하면서 즉각적인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