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iTV] “다음 영화에 김대중 교육감님을 배우로 캐스팅해 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전라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영화‧영상제’에서 청풍초등학교 한 학생이 밝힌 포부가 현실이 됐다.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이 학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해 청풍초가 제작하는 영화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에 특별출연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화순 지역의 탄광 역사와 마을 공동체의 회복을 주제로 한 장편 영화로, 청풍초 전교생 23명이 기획부터 촬영, 연출까지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출신 박기복 감독이 연출을 맡아, 학생들의 창의성과 전문성의 시너지를 이끌고 있다.

영화는 폐광 마을로 전학 온 손녀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아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김 교육감은 이 작품에서 따뜻하고 열정적인 음악 선생님 역을 맡아, 학생들과의 연기 호흡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특히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인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촬영은 지난 25일 화순 청풍초등학교와 탄광 추모공원 등지에서 진행됐다. 첫 연기 도전임에도 김 교육감은 현장에서 긴장한 기색 없이 학생 배우들과 능숙하게 호흡을 맞췄고, ‘컷’ 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교육감과 학생들이 함께한 합창 장면. 화순탄광 위령탑과 광부 동상 앞에서 울려 퍼진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는 단 한 번의 촬영으로 OK 사인을 받아, 현장에 감동을 안겼다.

이 작품의 테마 음악은 학생들과 마을학교가 직접 작곡하고 연주해 의미를 더했다. 지역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은학교의 배움이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다.

청풍초 한 학생은 “작년에 교육감님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셨지만, 정말로 출연해주실지는 반신반의했다”며 “흔쾌히 약속을 지켜주셔서 놀랐고, 어른이 아이와의 약속을 소중히 여긴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7월 말 촬영을 마친 뒤 지역 시사회를 거쳐, 12월 개최 예정인 ‘제2회 전라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영화‧영상제’에서 정식 상영된다. 또한 11월에는 일본 학교와의 영화 교류도 예정돼 있으며, 국내외 영화제 출품도 계획 중이다.

김 교육감은 “학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뻤고, 배우로 출연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촬영을 함께하면서 전남의 작은학교들이 얼마나 가능성 넘치는 공간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풍초는 전남형 글로컬(glocal) 교육의 모범 사례이며, 이 학교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따뜻하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풍초등학교는 전라남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 중 영화 분야의 대표 사례로 꼽히며, 최근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학교 현장에도 활기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