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iTV] 생성형 AI가 교실 풍경을 바꾸고 있다. 교육부는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를 내세우며 AI와 에듀테크 기반의 맞춤형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25년 AI·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콘퍼런스」에서는 선도 교사들의 수업 성과와 디지털 전환 사례가 공유되며, 교실 속 변화가 본격화됐다.

역사 과목에서도 AI 활용이 시도되고 있다. 교사들은 ChatGPT, 제미나이(Gemini) 같은 생성형 AI를 수업과 행정 업무에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역사 교육은 합의된 사실과 논리적 해석을 요구하는 특성상, 데이터 편향성과 ‘할루시네이션’(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오류)이 치명적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영미권이나 일본 중심의 정보가 부각돼 특정 해석이 과도하게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역사적 상상력 키우는 기회”
한 역사 교사는 제1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교과서 내용에 더해 AI를 활용해 ‘제1차 세계대전과 발명품’을 탐구했다. 이어 AI로 이미지를 만들고 자막을 붙여 유튜브 쇼츠(Shorts) 형식의 역사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AI가 생성한 자료의 빈틈을 직접 보완하며 역사적 상상력을 키웠다. 동시에 자료 검증과 출처 확인을 학습하면서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역사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는 경험을 얻었다.

교사의 지휘력이 성패 좌우
전문가들은 AI 수업의 성패는 교사의 ‘교실 오케스트레이션(Classroom Orchestration)’ 역량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학급·모둠·개인 활동을 조율하고, AI 도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교수법이다.

즉, AI 활용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교사가 수업 목표에 맞춰 학생들의 사고력과 협업 능력을 끌어낼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수업이 된다는 것이다.

단순 암기 넘어 사고 확장
교육계는 생성형 AI가 역사 수업을 단순 암기 중심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정보 검색과 정리에서 나아가,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창작하며 협력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AI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빈틈을 메우는 과정이 학생들에게 더 큰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교사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 에듀테크 교사 연구회 역사팀(김동은·이현웅·정태형) 지음 | 크라운판 216쪽, 무선제본 | 16,000원 | 광문각출판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