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국민과의 약속이었다.
정부는 책임감을 갖고 고교서열화 해소에 직접 나서라"

[스쿨iTV]서울시교육청의 13개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 8개교만 재지정이 취소됐다. 입시 부정, 학폭 은폐, 선행학습법 위반, 재수생 양성 사관학교, 온갖 학사 비리가 드러났던 학교들을 다시 자사고로 재지정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서울시교육청이 부실한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심폐소생술을 행했다. 이것이 과연 조희연 교육감 스스로 밝혔던 “자사고 폐지는 시대정신”에 부합한 결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였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매우 부족한 결과라고 평가하며 규탄했다.

자사고의 실패는 여실히 드러났다. 교육 기회균등의 훼손, 고교서열화 체제 강화, 입시 학원화, 사교육 팽창, 귀족학교 등 자사고 정책이 낳은 결과는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이는 자사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재고, 과학고, 외국어고 등 모든 특권학교가 공히 가진 문제이다. 언제까지 이 노골적 차별을 지켜봐야 하는가.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특권의식을, 혹은 패배감을 심어주는 일을 ‘교육’의 이름으로 행할 것인가.

자사고 논란의 핵심은 우리 교육철학의 방향을 정하는 문제이다. 그렇기에 철저히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학교는 또 하나의 사회이며 배움의 공간이다. 학생들은 자신과 다른 가정환경, 인생관, 재능과 적성을 지닌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성장한다.

특권학교는 수월성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성적과 돈으로 분리하여 사회통합의 가치를 철저히 배제했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우리 아이들의 참된 성장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대학 입시라는 목표에 가장 부합한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경쟁'과 '배제' 그리고 '분리'와 '특권'의 가치를 거부하고, '협력'과 '배려' 그리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존중받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첫 단추이다. 복수의 여론 조사 결과, 자사고 폐지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압도적인 이유는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국민과 약속인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부 스스로 나서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러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시도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자사고의 존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 3)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아울러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공고하게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더불어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제14조 영재학교의 입학자격 등) 개정을 통해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 개편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모든 특권교육을 폐지하고 협력과 공감, 그리고 평등한 교육 실현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