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iTV] 메타버스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플랫폼들이 있다. 세컨드 라이프, 싸이월드 등이 그것이다. 특히 싸이월드는 도토리를 이용한 초보적인 가상경제 생태계를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중 대표주자 격으로 꼽힌다.

한 가지 한계가 있었다면 도토리는 현실세계의 화폐로 구입이 가능하고 이를 이용해 가상세계에서 BGM, 스킨, 아이템의 구입이 가능하였지만 이를 다시 현실세계의 화폐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제가 순환하지 못하고 일방향으로만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동시대에 존재한 그 어느 플랫폼보다 메타버스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싸이월드는 급격히 변화하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말았다.

그 후로 몇 년 뒤 싸이월드를 부활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2021년 3월에 싸이월드 개발사인 싸이월드 제트에서는 한글과컴퓨터와 함께 싸이월드 한컴타운의 베타서비스를 오픈을 시도했다.

한컴타운은 미국의 유명 화상회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과 같이 2.5D 그래픽 환경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고자 했다. IBK기업은행 등 다양한 기업들과 MOU를 체결해 다양한 변화를 주려고도 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어플 개발을 이유로 오픈이 다시 5월로 연기됐고 약속한 오픈 때가 다가오자 다시 데이터 복원을 이유로 12월 오픈을 공지했다. 하지만 계속 오픈이 미루어지다가 싸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7월 28일 드디어 오픈했다.

싸이타운은 싸이월드 앱을 통해서도 접속이 가능하고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싸이타운 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도 있다. PC 환경만 고수하던 싸이월드가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적응해 재등장한 것이다.

[싸이타운 주민 등록증 생성 화면, 사진출처: 싸이타운 앱]

앱을 접속하면 싸이타운 주민 등록증 생성 화면이 나온다. 캐릭터를 선택하고, 이름, MBTI 유형, 좋아하는 것 등을 기입한 후 등록증 발급 버튼을 누르면 된다.

싸이타운에 입장하자 오픈일인 7월 28일 오후 6시에 있을 이벤트에 대해 음성으로 안내가 나왔다. 이벤트 내용은 가수 유주의 이브닝이 싸이타운 광장에서 공개된다는 것과 유주의 숨겨진 사진을 찾아보라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싸이타운은 입장하자마자 재미의 요소가 가득했다.

[싸이타운 대기실 화면, 사진출처: 싸이타운 앱]

기본적인 조작 방법은 이프랜드나 제페토와 비슷했다. 왼쪽 하단의 둥근 원 모양 아이콘을 드래그해 아바타를 움직이고 점프가 가능했다. 그리고 예전에 미니룸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던 나만의 공간이 대기실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돼 있었다.

대기실은 미니룸처럼 아이템을 구매해 꾸미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화려한 소품들이 다양하게 세팅돼 있었다. 아마 오픈 첫날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공간을 꾸밀 수 있는 기능들이 나오게 될 것 같았다.

이번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타운은 이전의 한컴타운보다 그래픽 질이 향상됐고 화면의 확대나 축소도 가능하다. 이전에 베타서비스가 좁은 폭의 화면으로 답답한 느낌을 줬었던 것에 비하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향상될 변화를 보인 것이다.

아바타들끼리의 의사소통은 문자 채팅으로만 가능했다. 채팅창은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명시성이 뛰어나 가독성이 좋았다. 하지만 현재는 음성채팅과 파일공유기능 등을 지원하지 않아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들이 보였다.

비슷한 컨셉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이 음성, 문자 채팅기능과 다양한 유형의 파일 공유, 카메라 공유까지 가능한데 비해 제페토는 음성, 문자 채팅만 가능하고, 이프랜드는 음성, 문자 채팅 기능과 PDF, MP4의 동영상 파일 공유가 가능하다.

싸이타운이 만남과 소통을 위한 메타버스 공간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바타들끼리의 상호작용 기능이 더욱 보완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제페토의 한강공원 맵에 CU 편의점이 입점해 이벤트를 하고 더 샌드박스에 스눕독이나 제페토, 아타리 등의 제휴를 맺은 업체들이 입점한 것처럼 싸이타운에도 조만간 여러 제휴 업체들이 입점해 더욱 다양하고 즐길거리가 많은 메타버스 공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