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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연재㉞] 메타버스와 종교1 ‘메타버스와 불교’
장준덕 기자입력 : 2022. 08. 22(월)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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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스쿨iTV] 인간의 정신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종교는 메타버스와도 관련이 깊다. 인간의 정신세계 속 세상은 메타버스 가상세계의 개념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정신세계라는 것은 뇌신경 작용으로부터 나온다. 메타버스 기술과 나란히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에 눈이 간다. AI는 인간처럼 사고하는 단계를 넘어서 초 지능체가 될 가능성도 지니는 등 잠재력이 무한하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정신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일화가 떠오른다. 이성계가 무학대사에게 얼굴이 돼지처럼 생겼다고 이야기한 후 자신은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이성계에게 부처님을 닯았다고 하였다. 이성계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는데 무학대사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라고 한 것이다. 둘은 평소에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무학대사는 별 탈이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불교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이 세상을 느끼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람들 각자가 느끼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다른 세상에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각자 다른 가상세계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 상여금을 받아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딸인 꼬마 아이 셋을 데리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날따라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회, 삼겹살, 쭈꾸미, 치킨, 소고기 등등 시식장도 성황을 이루었다. 내가 거기에 한눈을 팔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내 손을 잡아끌며 자꾸 어딘가로 가자고 하였다. 그곳은 200원짜리 막대사탕 코너였다.

오늘은 아빠가 돈을 많이 받았으니 더 맛있는 과자를 사주겠다고 고급 과자코너로 아이들을 데려갔는데 아이들 표정이 밝지 않았다. 마트를 나갈 때 내가 산 물건들이 계산대 위에 잔뜩 올려져 있었는데 아이들 물건은 200원짜리 막대사탕 3개뿐이었다.

나에게는 회, 삼겹살, 치킨 이런 것들이 중요했던 것이고 아이들에게는 막대사탕이 중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같은 마트 공간 안에 있었지만 서로 다른 각자만의 메타버스 세계에 있었던 것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법륜스님은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이 가상세계로부터 나오면 된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가지고 있던 아이템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크게낙심할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끄고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면 근심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해방될 수 있다. 현실세계는 아이템을 이용하는 가상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세계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세계에서 근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메타버스 속 가상세계가 위안이 될 수 있다. 물론 그곳이 현실 회피를 위한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불교에서의 가르침과 같이 내가 지금 느끼는 번뇌는 바로 각자 다른 가상세계 속에 살아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면 부처의 깨달음에 가까운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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