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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미담] 울산교육청, “우리 선생님이 작가님?”
장현덕 기자입력 : 2025. 12. 27(토)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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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초 송광용 교사
남산초 송광용 교사와 제자들이 함께 쓴 특별한 ‘책 이야기’
현직 교사이자 동화 작가…짧은 글쓰기·동아리 활동으로 독서 문화 확산
[스쿨iTV] 지난 4일, 울산 남구 남산초등학교 시청각실은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준비된 40여 석의 자리가 모자라 학생들은 바닥에 옹기종기 앉아 귀를 기울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장편소설 『아웃렛』의 저자 송광용 작가. 하지만 학생들에게 그는 작품 속 인물이 아닌, 매일 교실에서 만나는 18년 차 담임 교사다.

▲송광용 교사와 독서토론 동아리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교실에서 시작된 ‘작가와의 만남’

이번 행사는 교실 속 작은 수업에서 출발했다. 6학년 한 학급이 송 교사의 저서를 활용해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진행하면서다. “우리 선생님이 진짜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의 호기심이 커졌고, 학급 행사로 기획됐던 만남은 5~6학년 희망자 전체가 참여하는 학교 행사로 확대됐다.

학생들의 질문은 진지했다. “그렇게 긴 글을 쓰면 힘들지 않나요?”, “소설로 꼭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송 교사는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차분히 답했다.

“길고양이가 된 주인공처럼 삶의 울타리 밖으로 밀려났다고 끝은 아니에요. 그곳에서도 새로운 배움과 또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교실에서 독자가 된 제자들과 나눈 대화는 작품의 의미를 한층 더 넓고 깊게 만들었다.

■ “글에도 근육이 있어요”

송 교사는 동화 작가이자 소설가로, 울산문학상 소설 부문 신인상을 비롯해 각종 공모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동화 『거대 토끼 우토와 숲 방위대』를 출간하기도 했다.

글쓰기는 오랜 꿈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난 뒤, 육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SNS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 과정이 출간 제의로 이어지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학생들에게 ‘글 근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근육이 생기려면 매일 운동해야 하듯, 글도 자주 쓰고 고쳐야 실력이 는다고 믿는다. 담임을 맡을 때마다 학생들과 ‘매일 짧은 글쓰기’와 ‘주 2회 일기 쓰기’를 약속하는 이유다.

등굣길의 기분이나 먹은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짧은 글은 학생들의 감정을 돌보고 마음을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

또한 학기 초 발표를 두려워하는 학생에게는『틀려도 괜찮아』를 읽어주며 용기를 북돋운다. 송 교사는 “책을 읽고, 토론하고, 쓰는 활동이 균형을 이룰 때 아이들의 지적·정서적 역량이 함께 자란다”고 말한다.

■ 정책과 현장이 만난 독서 교육의 성과

교사의 열정은 학생들의 성과로 이어졌다. 송 교사가 지도한 독서 토론 동아리 학생 5명은 올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했다. 이 가운데 6학년 정하윤·김규리 학생은 울산교육청이 주최한 ‘2025년 학생 저자책 공모전’에서 각각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김규리 학생은 “직접 책을 써보니 이제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글로 옮길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울산교육청의 독서 교육 정책 ‘책 읽는 소리, 학교를 채우다’와도 맞닿아 있다. 교육청은 질문 있는 독서 토론, 1학교 1독서 동아리, 십만학생저자 사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있다. 남산초 사례는 정책이 교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송 교사는 “아이들이 유튜브의 짧은 즐거움보다, 긴 인내 끝에 얻는 창작의 묵직한 행복을 알았으면 한다”며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 삶의 자세를 갖도록 곁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선생님의 진심 어린 지도 속에 남산초 아이들의 꿈은 오늘도 한 장 한 장, 더 두꺼운 책으로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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